본문 바로가기
스토리

(스토리) 발소리만으로도 다리가 무너질 수 있다?

by 하프투테이크 2023. 3. 8.
728x90
반응형
SMALL

반응형
SMALL

일반적으로 건축물을 설계할 때는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예상치 않은 사고로 인해 구조물이 무너지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개중에는 정말 황당하게 발생한 사고도 있다.

 

뭔가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도 아니고, 바람이나 발소리 때문에 다리나 건물이 무너지는 것이다.

 

발소리에 무너진 브로턴 다리

 

브로턴 다리는 1826년에 영국 맨체스터 인근에 세워진 현수교로, 당시 현수교는 고안된 지 얼마 안 된 최신 공법이었다.

 

더구나 이 다리는 국가의 어떤 지원도 없이 그 지역 유지인 존 피츠제럴드가 단독으로 세운 것으로 

 

지역 주민들에게는 큰 자랑이었다.

 

비극이 생긴 것은 1831년 4월 12일이었다.

인근에 주둔하고 있던 영국 육군 제60라이플 연대의 1개 중대가 중대장 p.s 피츠제럴드 중위(존 피츠제럴드의 아들)의

 

인솔 하에 훈련에서 복귀하여 병영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이들은 질서정연하게 발을 맞추어 브로턴 다리를 건너고 있었는데, 

 

건설한 지 불과 5년밖에 안 되는 다리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병사들은 처음에는 재미있어 했지만 오래 가진 않았다.

다리에서는 마구 총을 쏘아대는 것 같은 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얼마 안 가서 케이블을 지탱하던 철제 기둥이 쓰러졌다.

 

다리의 기초를 잡기 위해 묻어 놓은 석재가 다리와 함께 강물로 떨어지고, 

 

순식간에 다리는 5m 아래에 있는 강물 속으로 무너져 내렸다.

 

강을 아직 건너지 못했던 40여 명의 병사들도 강물에 빠졌는데, 

 

팔다리가 부러진 부상자는 몇 명 나왔지만 다행히도 물깊이가 60cm 정도밖에 되지 않아 사망자는 없었다.

이 사고의 원인은 다리의 고유 진동수가 하필 병사들이 행군하는 발소리의 장단과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데 있었다.

 

이 사건 이후 재건된 브로턴 다리를 건널 때는 보조를 맞추지 않고 무질서하게 건너는 관습이 생겼다고 한다.

 

바람에 무너진 타코마 다리

 

110년 후 미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워싱턴주에 위치한 타코마 다리는 길이가 853m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다리였는데,

 

1940년 7월 1일 완공된 지 4개월 만에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바닷가 해협에 자리를 잡은 타코마 다리는 지형을 감안하여 설계되었다.

바람은 다리 위아래로 나뉘어 흐르게 되어 있었고, 

 

기타 구조를 감안하면 이 다리는 초속 53m의 강풍에도 무사하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11월 7일, 갑자기 다리가 출렁이기 시작했지만 이날 바람은 정말 강하지 않았다.

 

고작 초속 19m에 불과한 바람이 불고 있는데 다리 상판이 출렁거리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리의 얇은 상판이 바람을 맞아 진동을 일으켰고, 이 진동이 다리의 고유 진동수와 우연히 딱 맞아떨어졌던 것이다.

 

출렁이던 다리는 마침내 뒤틀리면서 부서져 내렸지만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20층 빌딩만 무너지다

 

1985년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는 20층 정도에 해당하는 약 60m 높이의 건물들만 무너지는 사건이 있었다.

 

멕시코에서 지진이 종종 발생하긴 하지만 그 당시 멕시코시티 근처에서는 아무 지진도 없었으므로

 

지진이 직접적인 붕괴의 원인은 아니었다.

 

사태의 근원은 바로 공진현상에 있었다.

당시 멕시코시티에서 400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리히터 지진계로 규모 8.0 정도의 지진이 있었는데,

 

이 지진파의 진동수가 우연히 멕시코시티의 20층 정도되는 건물들과 맞아떨어졌던 것이다.

 

그보다 높거나 낮은 건물들은 이날 피해를 입지 않았다.

 

집단체조가 빌딩을 뒤흔들다

 

2011년 7월 서울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광진구에 소재한 30층 높이의 테크노마트 빌딩이 갑자기 수십 센티미터에 달하는 폭으로 흔들렸고

 

수천 명의 상인과 손님들이 대피했다.

 

후에 밝혀진 조사 결과는 12층에 있던 피트니스 센터에서 단체로 실시한 태보 때문에 발생한 진동이 원인이라는 것이었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발을 구르면서 낸 진동수가 우연히 테크토마트의 고유 진동수와 일치하여 빌딩이 흔들렸던 것이다.

 

혹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체조를 했다면 빌딩이 폭삭 무너져 내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728x90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