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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스토리) 아서 왕의 정체가 의심스럽다?

by 하프투테이크 202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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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기사도 전설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아서 왕' 이다.

 

1470년에 영국의 기사 토머스 말로리가 21권에 달하는 영웅 서사시<아서 왕의 죽음>을 쓴 이래,

 

아서 왕은 기사도를 준수하는 서유럽 중세 기사의 전형으로 회자되어 왔다.

 

하지만 아서 왕의 실존 여부에 대해서는 이미 중세 때부터 논란이 되어 왔다.

 

과연 아서 왕의 정체는 무엇일까?

 

아서 왕에 대한 기록들

 

아서 왕이라는 존재가 처음 기록된 것은 800년경 웨일즈의 수도사 넨니우스가 저술한 <웨일즈 연대기>이다.

 

이책에 기원후 500년경 브리튼 섬을 침략한 색슨족 침략자들을 물리친 '아르토리우스' 라는 군 지휘관의 이름이 나오는데,

 

이것이아서로 추정되는 인물에 대한 첫 기록이다.

 

아서 왕에 대한 자세한 일대기를 처음 쓴 사람은 역시 웨일즈인 몬머스의 제프리로, 1136년에 <브리튼 왕 열전>에서

 

아서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 이상화된 전설로 채워져 있다.

 

'원탁의 기사' 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 나타난 것도 제프리의 작품이다.

 

이후 아서 왕의 전설이 인기를 끌면서 아서에 대한 이야기는 점점 살이 붙여졌다.

 

처음에는 단지 브리튼섬에 침입한 색슨족과 싸워 이겼다는 내용이었던 것이, 나중에는 브리튼섬 전체를 

 

제패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유럽 대륙 본토로 원정을 나간다.

그리고 로마 제국의 갈리아 총독을 무찌르고 유럽 대륙까지 손에 넣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아서 왕의 궁정은 무대의 일부분일 뿐, 그가 주인공이 아닌 것들도 수없이 추가되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성배의 탐색>, <파르치팔> 등은 모두 사실상 별개의 로맨스로,

 

아서 왕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야기들이다.

 

그럼 이 이야기들을 하나도 묶어주는 존재인 아서라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일까?

 

아서 왕에 대한 세 가지 가설

 

아서 왕이 전설 속에 등장하는 원탁의 기사를 거느린 왕이 아니었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 정체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첫째는 브리튼인(켈트족)출신의 군 지휘관이라는 설이다.

 

이는 첫 기록에서 나타나듯, 로마화된 브리튼인들을 이끌고 

 

대륙에서 침입한 색슨족과 맞싸웠다는 기록에 바탕을 두고 있다.

또한 그의 이름인 아르토리우스는 켈트족 말로 '곰' 을 뜻한다고 한다.

 

둘째는 유럽 본토 출신의 로마인이라는 설이다.

 

로마 제국은 게르만족의 침입으로 상황이 악화되자 브리타니아 속주에 주둔하던 군을 410년에 본토로 소환했는데,

 

이때 황제의 소환 명령에 따르지 않고 영국에 남은 로마인 지휘관이 현지의 켈트인들을 조직하여 

 

군대로 편성하고 색슨족과 싸웠다는 것이다.

셋째는 로마군은 로마군이되 로마의 정식 군단병이 아니라 사르마티아인이나 알란인 출신의

 

이민족 보조병 출신이라는 것이다.

 

로마군은 2세기 중반 이후 게르만족의 침입이 격화되자 국경에 대한 기존의 선방어체제를 포기하고 

 

침입한 적을 기병 중심의 기동부대로 격파하는 방식으로 바꿨는데, 

 

이를 위해서 많은 이민족 출신의 기병 보조부대를 도입했다.

유목 기타민족인 사르마티아인들은 우수한 기병이었으며, 자신들의 상징으로 붉은 용(아서의 상징 중 하나) 을

 

사용하고 아서 왕의 죽음과 비슷한 내용의 전설을 가지고 있는 등 확실히 비슷한 점이 있다.

 

게다가 이들의 중장기병 전통은 아서 왕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기사' 라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도대체 실제 아서 왕은 누구인가?

 

세 가지 가설 모두 나름의 근거와 개연성을 갖추고 있으며 각각의 자격에 맞는 후보자들도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어느 설도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로마화된 켈트인 지도자는 기록이 너무 부족하고, 로마군 출신 지도자는 이름이 거론된 시기가

 

아서가 활약한 시대와 맞지 않는다.

또한 사르마티아족의 전설은 켈트 전설과 비슷한 점이 많다.

 

켈트조 또한 중갑옷은 입지 않았더라도 기병 전통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굳이 사르마티아족의 전설의 주인공일 필요는 없어진다.

 

결국 나타난 증거들을 모두 감안하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이론은 아서가 로마화된 브리튼의 족장이라는 것이다.

가장 오래된 8세기의 기록이 그가 대륙에서 침입해 온 색슨족을 무찔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10세기에 만들어진 웨일즈 시인들의 문학작품에서도 아서는 자신들을 산악지대로 몰아넣은 원수, 색슨족을 

 

쳐부술 종결자로 등장한다.

이로 미루어볼 때 아서는 켈트족 출신의 전쟁영웅일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왕도 아닌 장군이나 군벌, 혹은 

 

용병대장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아서 왕의 정체가 어느 것이든, 영국에 낭만적인 전설로 전해오는 아서 왕의 묘비명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아서 왕, 여기 잠들다. 한때 왕이었고 앞으로 다시 왕이 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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