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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스토리) 런던탑 동물원 입장료는 개 한 마리?

by 하프투테이크 2023.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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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탑은 템스강 북쪽 언덕 위에 있는 런던의 유서 깊은 건축물이다.

 

영국을 정복한 노르망디 공 윌리엄이 1078년에 이 자리에 요새를 건설한 이래, 이곳은 런던을 방어하는 요새이자

 

영국 왕실의 왕국 역할도 했으며, 파리의 바스티유처럼 고급 감옥으로써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이 한때 '동물원' 이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왕실 동물원 개설

 

런던탑에 처음 동물을 전시한 시기는 존 왕의 치세기인 1204년으로 추측되는데, 기록으로 분명히 나타나는 것은 

 

헨리 3세의 치세기인 1251년이다.

 

이때 런던탑에는 북극곰 한 마리가 있었는데, 런던시가 이 북금곡의 유지비로 하루 4펜스를 왕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이 곰이 템스강에서 고기 잡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었다고 한다.

 

1254년에는 코끼리를 집어넣을 우리도 건축되었으며, 이후 런던탑에 자리 잡은 왕실 동물원은 외국의 왕들로부터

 

선물로 받은 신기한 동물들을 중심으로 계속 유지되었다.

 

사자 구경하는 값은 개나 고양이 한 마리

 

사실 그 근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동물원은 애초에 역대 국왕이 개인적으로 수집한 동물들을 모아두는 왕실용이었다.

 

그러던 것이 청교도혁명과 명예혁명을 거치고, 영국 왕실 자체가 독일 출신으로 바뀌어 권위의식이 낮아지면서

 

왕실 동물원을 개방하게 되었던 것이다.

 

런던탑의 동물원을 개방한 것은 하노버 왕가의 두 번째 왕인 조지2세의 시대였다.

조지 2세는 1754년에 반포한 포고령에서 민간인들도 자유롭게 런던탑의 사자를 구경할 수 있도록 허락했던 것이다.

 

이때 런던탑에는 '사자탑(Lion Tower)' 이라는 별도 공간에 수사자 한 마리와 여러 마리의 암사자, 새끼사자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여기서 명시된 입장료에 대한 규정이다.

 

사자를 구경하는 사람들은 1인당 반 페니 동전  세 닢을 입장료로 내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현물로 낼 수도 있었는데,

 

1인당 개나 고양이 한 마리를 가지고 오도록 되어 있었다.

동물원이 이런 작은 동물들을 받은 이유는 사자의먹이로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오늘날의 동물원이라면 동물학대나 질병 감염의 우려 때문에 이런 식의 먹이 공급은 하지 않겠지만, 

 

과거에는 이런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만우절과 사자 목욕시키기 연례 행사

 

런던탑의 사자를 구경하는 대신 개나 고양이로 관람료를 지불하는 이런 제도가 언제까지 유지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런던탑의 사자 우리 자페는 1835년까지 유지되었다.

 

이 해에 사자들 중 한 마리가 경비병을 무는 사고를 일으켰고, 이로 인해 사자 우리를 폐쇄하고 모든 사자를 

 

1828년 개장하여 리젠트 파크에 있는 런던 동물원으로 보냈던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상업적인 문제도 있었으며, 동물들의 복지 문제도 고려가 되었다.

 

이후 사자 우리로 사용하던 건물은 1853년까지 경비원들의 숙소로 남아 있다가 철거되었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이미 17세기부터 매년 4월 1일에 런던탑에서 사자를 목욕시키는 행사가 있다는 만우절 장난이 있었다.

 

확인된 것으로 '어제 있었던 사자 목욕시키기 연례 행사' 에 대한 1698년 4월 2일자 신문보도가 있다.

그리고 사자들이 런던동물원으로 옮겨간 지 21년이나 지난 1856년에도 

 

이 행사를 가지고 사람들을 속여먹은 사례가 있었다.

 

누군가가 아예 런던탑 명의로 연례행사인 사자 목욕시키기를 구경할 수 있는

 

입장권을 만들어 대량으로 팔아먹었던 것이다.

 

입장권을 산 시민들은 사자가 들어가 있던 건물조차 이미 철거되고 없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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