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티마이오스>와 <크리티아스>라는 저서에서 태고의 존재했던 대륙
'아틀란티스' 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리비아와 아시아를 합친 것보다 큰 (플라톤 시대의 리비아는 오늘날의 리비아에서 해안 지대 일부만을 가리키며,
아시아 역시 오늘날의 소아시아 일부 지역만을 지칭하기 때문에 플라톤이 묘사한 대륙의 면적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 이 대륙은 오늘날 존재하지 않는다.
과연 거대한 대륙 아틀란티스는 어디로 간 것일까?
플라톤이 묘사한 아틀란티스
아틀란티스의 유일한 기록자인 플라톤에 의하면, 아틀란티스는 자신의 시대로부터 9,000년 전에 존재했으며
그 위치는 지브롤터 해협 너머 서쪽 바다 안이었다.
이 대륙에는 장대한 산맥과 넓은 벌판이 있었으며,
코끼리를 비롯한 많은 야생동물과 온갖 귀금속이 풍부하게 분포되어 있었다.
이 나라는 처음에는 포세이돈 신의 축복을 받아 번영했으나, 차츰 타락하여 강력한 군사력으로 지중해 주변 국가들을 침략,
식민지로 지배하는 깡패국가가 되었다.
오직 플라톤의 조국 아테네만이 아틀란티스의 침략을 막아냈으며, 아틀란티스의 타락에 분노한 신들이
징벌을 가하여 격렬한 지진과 홍수가 일어나 하룻낮 하룻밤 사이에 아틀란티스는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이 모든 이야기는 아테네의 정치가 솔론이 기원전 590년에 이집트를 여행했을 때 들은 것으로,
솔론에게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드로피데스라는 이가 증손자인 크리티아스에게 다시 전했다고 한다.
크리티아스는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플라톤의 사촌이기도 한 사람으로, <크리티아스>라는 책 제목도
그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며 그 내용도 그와 소크라테스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아틀란티스는 과연 실존했을까?
현대 철학을 창립한 세 거두 중 한 사람인 플라톤이 아틀란티스의 존재를 주장한 것은 많은 사람을 솔깃하게 만들었지만,
이미 당대에서부터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무엇보다도 플라톤 이전에 어느 누구도 아틀란티스에 관한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는 점이 치명적이었다.
정말로 그런 대륙이 존재했다면, 플라톤 이전에 누구도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는 점이 미심쩍기 때문이다.
플라톤의 수제자라고 할 수 있는 아리스토텔레스조차, 아틀란티스는 플라톤이 자신의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만들고
아틀란티스의 타락과 대비되는 아테네의 고결함을 칭송하기 위하여 만들어낸 가공의 대륙이라고 주장할 정도였다.
심지어 플라톤이 "이집트의 신관에게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여 이 이야기의 출처로 제시한 솔론 스스로도
아무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게다가, 솔론의 시대로부터 9,000년 전인 기원전 10000년경의 시기에는 아틀란티스는커녕 아테네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룻밤 사이 바다로 가라앉은 대륙이라는 소재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2,300년간 수많은 사람들이 아틀란티스의 실재를 밝히려고 연구를 거듭했다.
그 결과 수많은 후보지가 제시되었지만, 현대 지구과학의 발전은 플라톤이 서술한 것과 같은 아틀란티스가
실재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다.
지중해에서도, 대서양에서도, 기원전 10000년에 플라톤이 기술한 것과 같은 '대륙의 침몰'은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아틀란티스와 미노아 문명
플라톤이 이야기한 것처럼, 리비아와 아시아를 합친 정도의 대륙은 지중해에는 들어갈 수도 없고
대서양에는 존재한 적이 없다.
그렇다면 아틀란티스란 완전히 지어낸 이야기인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자연재해로 인해 일순간에 멸망한 문명은 분명히 존재했다.
다만 솔론의 시대로부터 9,000년 전이 아닌 900년 전이었을 뿐이다.
그 문명은 바로 지중해 중심의 크레타섬에 자리 잡고 있었던 '미노아 문명' 이었다.
사실 미노아 문명은 3,000년 동안 잊힌 문명이었다.
미케네 문명의 멸망으로 시작된 암흑시대 동안에 과거의 기억은 사라졌고,
미케네보다 오래된 미노아 문명은 그리스인들 자신도 모르는 것이 되어 있었다.
미노아 문명이 새로이 인류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20세기에 들어서서
미노아 문명의 수도 크노소스가 발굴되면서부터였다.
크노소스의 궁전 유적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화려한 유적과 유물이 대량으로 발견되었고,
이어진 연구를 통해 해상무역으로 막대한 부를 쌓은 미노아 문명의 존재가 확인되었다.
이들은 한창 부유함을 자랑하던 이집트와도 활발하게 교역을 했으므로,
솔론이 방문했던 이집트의 신관들이 미노아 문명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해도 무리는 없다.
그렇다면 이 미노아 문명은 아틀란티스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그것은 미노아 문명 역시 화산 폭발로 인한 지진과 홍수로 멸망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관광지로 유명한 그리스의 산토리니섬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이 섬은 미노아 문명 시기 대규모 폭발을 일으켰다.
동지중해 전역에 그 폭발로 인한 화산재가 미터 단위로 쌓였고 화산 폭발과 동시에 발생한 무려 90m 높이의 쓰나미는
크레타 해안을 말 그대로 초토화시켰다.
수도 크노소스는 내륙에 있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해일의 타격을 받지는 않았으나,
크레타 동부의 모든 농경지는 화산재에 매몰되고 항구게 있던 선박들은 상선과 군선을 불문하고 박살이 나 버렸다.
문제는 미노아 문명의 진짜 번영기는 산토리니의 화산 폭발이 있기 전에 아니라 그 후라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미노아 문명이 아틀란티스의 모델이라는 확증은 없다.
하지만 플라톤이 자신의 책에서 아틀란티스를 소개하면서 실제보다 과장했음은 분명하며,
적어도 현재까지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는 산토리니섬의 화산 폭발로 영향을 받은 미노아 문명이다.
완전한 문명의 붕괴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시적인 쇠퇴 정도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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