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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미스터리) 켄타우로스는 단지 상상의 존재일까?

by 하프투테이크 202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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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는 말의 몸에 사람의 상체가 달린 '켄타우로스' 라는 괴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그리스 북쪽 지방인, 테살리아에서부터 우크라이나에 걸쳐 펼쳐진 대초원에서

 

자기들끼리 무리를 지어 살았으며, 매우 난폭하고 거칠어서 툭하면 싸움을 일으켰다고 한다.

 

과연 이 켄타우로스는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신화 속의 반인반마

 

사람과 소가 섞인 미노타우로스가 실존할 수 없듯, 사람과 말이 섞인 켄타우로스도 실존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에서는 말과 사람이 하나가 된 이 괴물이 상당히 비중 있는 조연으로, 꽤 자주 등장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헤라클레스, 아스클레피오스 등 여러 영웅들의 스승이었던 케이론이 있으며,

 

그 외에 수 많은 단역과 조역으로 등장했다.

켄타우로스가 실존했던 어떤 종족을 모델로 했음은 분명하다.

 

여기서 확신을 가지고 그 근원을 추적해 본다고 했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첫째 실마리는 이들의 주된 생활 터전이

 

흑해 서쪽에서부터 북쪽 일대의 스텝 초원 지대라는 것이다.

 

이 지역은 고대로 유목민의 터전이었으며, 말이 가축화된 이래 유목민과 말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말 없는 유목민은 초원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둘째, 이들은 활을 매우 잘 쏜다는 것이다.

 

심지어 하늘의 별자리 중에서 궁수자리를 차지한 것도 사람이 아니라 켄타우로스인 케이론이다.

 

유목민에게 있어서 활은 가축을 해치는 맹수를 사냥하고

 

식량을 보충하기 위한 수렵용 도구이자 투쟁을 위한 생존 도구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목부족 간의 상호 투쟁이나

 

농경민에 대한 약탈 등 여러 면에서 활은 중요한 무기가 된다.

 

셋째, 이들의 성격이 매우 흉폭하고 잔인하다는 것이다.

 

유목민들은 평소 가축을 도살하고 야생동물을 사냥하면서 살생이 습관화되어 있으며, 

 

생존경쟁이 치열한 초원의 삶이 익숙하기 때문에 살생의 대상이 사람으로 바뀐다고 해도 별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누구든 죽이고 용맹성을 과시하는 것이 살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 역사를 보면, 이 세 가지 특성을 모두 갖추고 말을 자기 몸처럼 다루었던 종족이 실제로 존재한다.

 

그리고 그리스인들은 그 야만종족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들은 바로 스키타이족이다.

 

최초의 유목민 스키타이

 

인류 역사에서 '최초의 유목민' 으로 불리는 스키타이는 오늘날 통용되는 유목민의 전형적 이미지를 만들었다.

 

가축을 몰고 초원을 유랑하며, 뛰어난 기마술과 궁술로 농경민의 정착지와 군대를 유린하는 유목민의 모습은

 

스키타이가 최초로 수립한 것이다.

 

또한 이들은 죽인 적의 가죽을 통째로 벗겨 깃발을 만들고, 두개골로 술잔을 만들며

 

손가죽으로 화살통을 만드는 등 잔인성을 과시하는 데도 열심이었다.

멋모르고 스키타이를 정복하려 했던 페르시아 제국은 쓴맛을 단단히 보고 물러났으며,

 

이런 모습은 후에 다른 농경 제국들이 유목민을 정복하려 할 때마다 수없이 되풀이되었다.

 

헤로도토스는 스키타이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책에 실어 사람들에게 소개했다.

하지만 스키타이 영역의 서쪽 끝이 그리스 북부와 인접해 있었으며, 그리스인들이 스키타이의 영역에 처음 들어간 것은

 

당연히 기원전 5세기 사람인 헤로도토스가 찾아간 것보다 수백 년 전의 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기마술과 궁술, 잔인성을 보유한 스키타이 사람들의 이미지가 신화 속의 켄타우로스를

 

만들어내는데 일조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말이라는 동물 자체도 생소한 그리스 사람들에게 말 등에 올라타서 자유자재로 말을 몰아 움직이는 

 

스키타이 유목민은 정말 말과 한몸인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역사 속 또 하나의 반인반마, 에스파냐인

 

스키타이가 켄타우로스의 유래였을 것이라는 추정은 100% 입증된 것이 아니지만,

 

말을 탄 사람이 반은 사람이고 반은 짐승인 괴수로 간주된 사례는 가까운 과거에도 실제로 존재했다.

 

그 착각 역시 말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민족이 말을 탄 사람을 처음 보았을 때 발생한 것으로,

 

바로 에스파냐인들이 신대륙을 정복했을 때의 일이었다.

에스파냐군이 아즈텍 제국과 잉카 제국을 정복할 때,

 

인디오들은 에스파냐 기병을 보고 사람과 짐승이 합쳐진 괴물이라고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말을 몰아 기마술에 능숙한 에스파냐 귀족 기병들은 칼을 휘두르며 마구잡이로 원주민 군대를 짓밟았고,

 

말을 처음 보는 인디오들은 공포에 질려 피하기에 바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는 인디오들도 그것이 단순한 짐승일 뿐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지만,

 

적어도 에스파냐인들의 침략 초기에는 꼼짝없이 괴물인 줄만 알았던 것이다.

 

이런 사례를 보면, 스키타이인들의 말 타는 솜씨를 본 그리스인들이 과장된 목격담을 퍼트린 데서

 

켄타우로스 전설이 생겨났다고 보는 것이 무리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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