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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스토리) 미래를 대비한 나바호 인디언의 양 도둑질

by 하프투테이크 2023.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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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들이 대서양을 건너오기 전 미국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을 가리켜 일반적으로 '아메리카 인디언' 이라고 한다.

 

이들은 거주하는 지역의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의 생활을 영위했는데, 각기 수렵-채집-농업-유목 등을

 

적절히 수행하여 생계를 유지했다.

 

그중에 미국 남서부 지방에 살던 나바호족에게는 특이한 관습이 하나 있었다.

 

나바호는 어떤 부족인가?

 

나바호족(디네Dine라고도 함)은 현재의 뉴멕시코 일대인 미국 남서부에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비교적 신참자로, 아파치와 함께 기원후 1000~1300년경에 북쪽에서 내려와 정착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본래는 수렵과 채집을 주로 하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었으나 남서부로 이주한 후 먼저 살고 있던 푸에블로족으로부터

 

농사짓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농업을 시작했다고 해서 그 이후로 수렵을 그만둔 것은 아니지만, 나바호족의 주되 경제생활은 옥수수 농사였다.

 

그 후 수백 년이 지나면서 에스파냐인들이 들어왔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코르테스의 아즈텍 정복이 이어졌고, 지금의 멕시코 지역을 차지한 에스파냐인들이

 

금을 찾아 북쪽으로 올라오면서 나바호, 아파치 등 미국 남서부 인디언과 접촉했던 것이다.

에스파냐인들과 교류를 시작한 나바호들은 유럽에서 들어온 말과 양을 얻게 되었고, 

 

이것으로 유목을 시작하여 능숙한 목축업자가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농업을 중단하지는 않았다.

 

현재도 농업과 목축은 나바호의 주요한 경제활동이다.

 

에스파냐, 멕시코와의 대결

 

가축을 전해주었다고 해서 에스파냐인과 인디언들의 사이가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에스파냐인들이 이 지역에 찾아온 원인은 황금을 찾기 위함이었고, 

 

인디언들은 무기를 앞세운 침입자에 대해 역시 무력으로 대응했다.

 

푸에블로족은 정복당했으나 나바호와 아파치는 적을 막아내는데 성공했고, 에스파냐는 더 이상의 북진을 포기했다.

영화<늑대와 춤을>에서 수족(Sioux)의 족장이 에스파냐 병사로부터 빼앗은 모리아식 투구를 보여주는 장면은

 

그러한 역사적 사실의 반영이다.

 

황금을 찾으려는 에스파냐의 시도가 끝난 뒤에도 나바호와 침략자들의 관계가 바뀐 것은 없었다.

멕시코에 거주하는 에스파냐인이나 멕시코인들은 나바호를 비롯한 인디언 마을을 습격하여 가축과 재산을 약탈하고

 

아녀자를 납치해 노예로 팔았고, 인디언 역시 그에 대한 앙갚음으로 멕시코인들의 마을을 습격하여 가축을 훔치고

 

여자나 어린아이를 납치하곤 했다.

 

이러한 일은 나바호, 아파치, 코만치 등 남서부 인디언들 대부분에게 벌어졌다.

이는 에스파냐인들이 멕시코에서 올라오면서 시작되어 수백 년에 걸쳐 얽힌 피의 역사였다.

 

미국 남서부에 거주하는 현지의 히스패닉들은 인디언을 말 그대로 철천지원수로 여겼으며, 이 지역에서 벌어진 

 

미군의 인디언 학살 사건도 현지에서 입대한 히스패닉 장병들이 저지른 경우가 상당히 많다.

 

아파치 추장 제로니모를 추적하는데 멕시코군이 동원되어 미군과 협동작전을 벌인 것이 괜히 있는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에 반해 미국인들은 인디언을 자신들이 원하는 땅을 차지하고 있는 귀찮은 방해물 정도로 간주할 뿐이어서

 

멕시코인들처럼 취급하진 않았다.

 

당연히 인디언들도 미국인과 멕시코인을 분명히 다르게 대했고, 미국인들에게는 순순히 항복해도 멕시코인들에게는 

 

절대 항복하지 않을 정도였다.

 

1862년까지 진행된 나바호 전쟁으로 모든 나바호족이 미국 정부의 지배를 받아들이면서 비로소 이런 분쟁도 끝을 맺는다.

 

양을 훔칠 때 지키는 원칙

 

서두에서 언급한 나바호족의 특이한 관습이란 바로 이 멕시코와의 대결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나바호와 멕시코인들은 수시로 서로의 가축과 사람에 대한 노략질을 감행했는데,

 

이때 나바호들은 절대 멕시코인들의 가축 무리 전체를 몰아오지 않았다.

암수를 맞춰서 일정한 수는 꼭 남겨두고 갔는데, 그 이유는 '내년에도 또 훔치기 위해서' 였다.

 

약탈이 너무 심하면 멕시코인들이 그 지역을 떠나 버릴 것이고 빼앗아올 양도 없어질 것이므로 

 

적당히 여분을 남겨주는 방식으로 약탈했던 것이다.

 

사물의 순환을 중시하는 인디언들의 방식이 특이하게 나타난 형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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